"순수주의자들에게 파산이 없는 자본주의란 지옥이 없는 카톨릭주의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고해성사를 하는데엔 이유가 있고 우리는 모두 용서가 필요하다. 양적완화는 자본주의의 고해성사였다. 하지만 심판의 날이 단지 미뤄진 것이었다면? 부유한 자들의 대차대조표를 지키기 위해 고안된 정책이 앞으로 그 자산을 대규모로 전용할 어떤 힘을 깨운 것이었다면?"

David McWilliams

<Quantitative easing was the father of millennial socialism> FT Mar. 2019 


Posted by lightyearsdream

영국 독립 첫날 모든것이 너무나 순조로움
(주: 영국 시간으로 24일, Andrew Lodder라는 사람 글 마음대로 퍼왔다.)

1. 나이젤 패러지(영국 독립당 당수)는 매주 EU에 3억 5천만 파운드를 영국이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거짓임) 탈퇴 후 이 돈을 국가 보건 서비스(NHS)에 사용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는 투표 이후 TV에 출연해 이 주장을 철회하고 브렉시트 찬성측은 유권자들에게 이런 약속을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저께만 해도 이 약속은 전국적으로 브렉시트 찬성측에서 얘기되던 내용이다. 출구 조사 결과는 브렉시트 찬성에 투표한 유권자 80%가 NHS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찬성 이유로 꼽았음을 시사한다.

2.대니얼 해넌 유럽 의회 의원도 EU 탈퇴가 영국으로의 이민을 급격히 감소시킬 것이라던 (거짓) 주장을 철회했다. 출구조사는 이민 문제가 탈퇴 찬성에 투표한 유권자들이 두번째로 많이 꼽은 이유임을 시사한다. 탈퇴 찬성측이 투표 전날에 귀찮더라도 좀 정직하게 이런 걸 얘기해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3. 영국의 신용등급을 아직까지 AAA로 매기고 있는 유일한 평가기관인 S&P는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힘. 하향 조정의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 영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감당하기 위한 비용이 꽤 상승할 예정.

4. 파운드화는 미 달러화 대비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으며 이는 파운드화 역사상 1일 최대 낙폭이다. 모든 통화를 통틀어서도 역대 세번째로 큰 1일 낙폭. 전날 $1.49에서 하루도 지나지 않아 1파운드당 $1.36선으로 무려 13센트나 떨어졌다.

5. 스코틀랜드의 총리 니콜라 스터전은 (독립을 위한) 두번째 국민투표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얘기했다. 스코틀랜드는 대영제국 해체 투표를 향후 몇년 안에 시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불확실성과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6. 신 페인(아일랜드 공화주의 정당)을 비롯한 북아일랜드의 여러 정당들은 아일랜드 통일을 위한 국민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7. 스페인은 지브롤터 해협의 공동 주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8. 전세계 시장을 통틀어 1.5조 파운드가 넘는 부가 오늘 아침 몇 시간 안에 사라졌으며 이는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지닌 사건이었다. 영국의 EU 분담금 187년치에 맞먹는다. 브뤼셀(EU본부)에서 분담금을 되찾아 오는데 그 정도는 치를 만한 가치가 있나보다.

9. FTSE 100 세계 주가 지수(주로 다국적기업으로 구성됨)는 8% 이상 떨어졌고 FTSE 250 (주로 영국 기업으로 구성됨)은 12% 이상 떨어졌다. 이는 마크 카니(영란은행 총재)가 영란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주저없이 개입할 것을 시사하자 진정되었는데, 이는 마리오 드라기(유럽 중앙은행 총재)가 그리스 경제 위기 당시 유로화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리만브라더스가 망한 이후 G7이 세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취했던 개입 조치와 동일한 것이다. 브렉시트는 세계 시장에 이런 위기들에 버금가는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

10. 결국 FTSE 100은 3%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고 FTSE 250은 7% 내렸다. 사람들의 저축 및 연금 계좌에서 수백억 파운드가 지워졌다. 특히 은행들이 타격을 입었다.

11. 데이빗 캐머런(영국 총리)은 국민 투표 결과를 실행할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고 사임했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는 보리스 존슨(런던 시장)이 유력하다. 10월에.

12. 노동당 하원 의원들은 제러미 코빈(노동당 당수)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구했으며 이는 월요일 당 내에서 고려될 것이다. (주: 제러미 코빈은 EU 잔류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13. 유럽 이사회, 의회, 위원회의 회장들은 리스본 조약 50조를 적용하여 가능한 빨리 탈퇴하라고 통보했으며, 데이빗 캐머런과 연초에 타결한 협상안은 무효가 되었다. (주: 올해 초 유럽 연합 내 영국의 불만을 달래주기 위해 이민 및 영주권 등의 분야에서 특별 조항을 몇개 마련함)

14. 투표 이후 영국의 독립이 "총알 한 방 쏘지 않고"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던 나이젤 패러지는 영국 내 총기 규제법의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 콕스 (주: EU 잔류를 주장하던 노동당 하원의원. 탈퇴 주장하는 극우 정당원에 의해 살해됨)이 백주대낮에 길거리에서 살해된 지 일주일 만이다. 총기에 의해서였다.

15. 이민자들, 그리고 피부가 갈색인 영국인들이 거리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집으로 가라"는 소리를 듣는 수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탈퇴 찬성 투표 결과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제 영국 대부분에서 (굉장히 비 영국적이고 매우 끔찍한) 이런 종류의 행동이 허용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게 분명하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ain't free.




INDEPENDENCE DAY ROUNDUP

Our first day of independence has gone just swimmingly:

1. Nigel Farage went on the tele and retracted the (false) claim that we send £350 million per week to the EU that would now be re-directed to the NHS and said Vote Leave should never have made that commitment to voters in the first place. Yesterday, this commitment was on the side of Vote Leave busses across the country. Exit polling indicates additional funding for the NHS was cited as a reason for leaving by nearly 80% of leave voters.
2. Daniel Hannan MEP retracted the (false) claim that leaving the EU will lead to drastically reduced immigration into Britain. Exit polling indicates this was the second most cited reason voters gave for leaving the EU. Would have been nice if Vote Leave had bothered to be honest with voters about both of these matters before today.
3. S&P, the only rating agency still giving the UK a AAA credit rating, confirms it has placed that rating under review for downgrade. It appears a downgrade is much more likely than not. Borrowing costs to fund Britain’s large deficit are set to increase markedly.
4. Sterling collapsed to its lowest level against the USD in three decades, the biggest single day drop in the history of the currency. It is the third biggest single day drop in any currency ever. It is currently $1.36, down an incredible 13 cents against the dollar in less than 24 hours from a high of $1.49 yesterday.
5. Nicola Sturgeon, Scotland’s first minister, has said a second independence referendum is “highly likely”. Scots will likely vote on dismembering the United Kingdom in the next few years, which will fuel uncertainty and economic turmoil.
6. Sinn Fein and various others in Northern Ireland call for a border poll on reunification.
7. Spain calls for co-sovereignty over Gibraltar.
8. More than £1.5 trillion in wealth was wiped out across global markets in just a few hours this morning, the single greatest wealth destroying event in stock market history. That's 187 years’ worth of British contributions to the EU. Seems worth it to get that money back from Brussels though.
9. The FTSE 100 (largely multinationals) fell more than 8% and the FTSE 250 (which reflects mostly British firms rather than multinationals) fell more than 12%. Both steadied after Mark Carney declared that the Bank of England would not hesitate to intervene to instil stability, the same sort of intervention that Mario Draghi had to make to save the Euro during the Greek crisis and that the G7 had to make to save the global economy after the collapse of Lehman. Brexit is an event that ranks alongside those crises in terms of effects on global markets.
10. Ultimately, the FTSE 100 finished down 3% and the FTSE 250 down 7%. Hundreds of billions of pounds has been wiped off people’s ISAs and pension funds. Banks in particular have been hammered.
11. David Cameron resigned without mapping out any plan for implementing the results of the referendum. Boris Johnson is odds on favourite to be our next Prime Minister. In October.
12. Labour MPs have moved for a vote of no confidence in Jeremy Corbyn which will be considered by the party on Monday.
13. The presidents of the European Council, Commission and Parliament told us to invoke Article 50 and leave as soon as possible and the settlement negotiated by David Cameron earlier this year is now void.
14. Nigel Farage, who earlier claimed that independence was achieved "without a single bullet being fired", just called for UK gun laws to be relaxed, one week after Jo Cox was murdered on the street in broad daylight. With a gun.
15. Numerous reports of immigrants, and native Britons who happen to be brown, being told to “go back home” in the street and on the Tube, the vote to leave apparently having been taken by some as an indication that most of the country now thinks this sort of thing is acceptable, rather than profoundly un-British and utterly awful.

Freedom ain't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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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성곡 미술관  (0) 2015.08.08
Posted by lightyearsdream

원문: http://www.economist.com/blogs/economist-explains/2016/01/economist-explains-13

2016년 1월 20일, The Economist Explains

시장 인플레이션 기대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What are market inflation expectations and why do they matter?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유가는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와중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다시한번 우려하고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은 이자율 역시 낮을 때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례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에 켜진 빨간불이다. 그렇다면 시장 인플레이션 기대는 어떻게 측정되며, 왜 중요할까?
시장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대중적인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보정되는 국채의 수익률과 인플레이션 보정이 없는 국채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 차이는 - TIPS (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 스프레드 라고 부른다. - 인플레이션이 향후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에 따라 오르거나 내린다. 최근 TIPS 스프레드는 약 1.1%대이다. 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 한참 모자란다. 두번째 방법은 이자율 스왑 시장에 의존한다. 이자율 스왑 시장에서는 한쪽이 반대쪽에게 고정된 이자율을 주어진 기간동안 지급하고, 반대쪽은 인플레이션율을 지급하는 계약이 이루어진다.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고정 이자율의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 "5년, 5년" 스왑에서 계산된 - 지금으로부터 5년 후인 2021년부터 5년을 반영하는 - 예상 인플레이션은 현재 단지 1.6%에 불과한데, 이는 연준이 거의 10년에 가까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 나쁜 것은 TIPS와 스왑이 인플레이션율 측정(소비자 가격 지수 CPI)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CPI는 대체로 연준 목표치를 밑돈다. 이는 시장이 중앙은행에 보내는 신호를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시장의 기대는 진짜 돈을 걸어둔 (그래서 현명하게 투자해야할 유인이 강한) 수많은 투자자들의 집단적인 지혜를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시장 예측치는 공공 영역에서 이루어진 예측치를 포함하여 모든 공개된 정보를 반영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운 것 처럼 - 일부는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 인플레이션을 시장보다 안정적으로 예측하는 것 또한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보다 더 낙관적인 주요 예측치를 발표하는 연준은 우려해야 하는 것이다. 연준 의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018년에는 2%대로 돌아오리라 예측한다. 그렇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완벽하지 않다고 자주 지적한다. 채권과 스왑의 가격은 시장의 주요 예측치를 반영하지만 어느 한 쪽의 리스크에 따라서도 변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매우 높거나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리스크가 낮아진다면 -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예측이 쉬워질 경우 - 투자자들은 주요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변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보호를 받지 않는 채권에 대한 낮은 수익률을 받아들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한 자주 거래되지 않는 스왑이나 인플레이션 보호를 받는 채권에 대해 프리미엄을 매길 것이다. 털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과 "유동성 프리미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움직이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나라 시장은 실제로 연준에 비해 낮은 인플레이션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 은행의 인플레이션 예측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시장은 2016년 이자율 인상은 한번 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월에 대부분의 연준 의원들은 적어도 네 차례의 이자율 인상을 예상했다.


Posted by lightyearsdream

원문:

https://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oil-prices-global-growth-by-kenneth-rogoff-2015-12

 

케네스 로고프, 2015년 12월 14일

 

유가와 세계 경제 성장

 

2015년 경제 부문에서 가장 놀라운 일 하나를 꼽으라면 세계 유가의 충격적인 하락이 세계 경제 성장에 큰 보탬이 못 되었다는 점이다. 2014년 6월 배럴당 115달러 이상에서 2015년 11월 말 45달러 선으로 유가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거시경제 모형은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보다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마 세계 GDP의 0.5% 쯤이나 될까.

좋은 소식이 있다면, 없는 것 보다 나은 정도일지라도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아마 2016년에도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나쁜 소식이 있다면 낮은 유가는 석유 수출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의 유가 하락은 1985년에서 1986년 사이에 일어났던 공급 주도 가격 하락과 동일한 것이다. 당시 OPEC 회원국들 (사우디 아라비아라고 읽는다) 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공급 감축 조치를 풀기로 결정했다. 이는 또한 금융위기 이후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의 수요 주도 가격 붕괴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수요 부문에서 유가 하락을 주도하는 한, 주요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유가는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외부의 세력이라기 보다는 자동 안정 장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 충격은 막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동반해야 한다.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의 유가 충격을 분석하는 일은 앞의 두 경우 만큼 쉽지는 않지만, 주된 동인은 공급과 수요 요인이 대략 절반씩 차지하는 듯 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며 연착륙중인 중국이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을 꺾고 있다. 철강 지수 역시 2015년에 급격히 하락했다. (금 가격을 예로 들면, 11월 온스당 1,050달러라는 가격은 2011년 9월 온스당 1,890달러에서 정점을 찍었떤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고, 구리 가격도 2011년에 비해 비슷하게 하락했다.)

원유 공급의 새로운 원천들 또한 중요하다. 셰일 혁명에 힘입어 미국의 석유 생산은 가격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하루 500만 배럴에서 2015년 하루 930만 배럴로 늘어났다. 이란 금수조치 해제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유가의 하락은 어느 정도는 제로섬 게임과도 같다. 생산자들은 지고 소비자들은 승리한다. 보통 생각하기에 낮은 가격은 세계적으로 수요를 촉진하는데, 소비자들이 기름값을 아낀 만큼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자들은 저축을 까먹으며 적응한다.

그러나 2015년에는 이런 행태적인 차이가 평소보다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유를 하나 꼽자면 신흥 시장의 에너지 수입 국가들이 1980년대보다 세계 경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들이 석유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은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더 간섭주의적이다.

인도나 중국 같은 국가들은 에너지 소매 시장에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여 소비자 가격을 낮춘다. 이런 보조금 비용은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꽤 큰 규모로 늘어났고, 많은 국가들은 이미 보조금을 낮출 방안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가가 내려감에 따라 신흥국 정부들은 재정 보조금을 낮출 기회를 활용하게 되었다.

동시에 많은 석유 수출 국가들은 급격히 하락하는 수익에 맞춰 지출 계획을 감축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엄청난 원유와 재정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조차 급증하는 인구와 중동 분쟁에 따른 군사비 지출로 인해 압박을 받고있다.

유가 하락이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미약해 진 것은 사실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학문적 연구는 오랫동안 이러한 방향을 가리켜 왔다. 석유는 이제 예전만큼 경기 변동 주기의 독립 동인으로 취급되지는 않고 있다. 에너지 관련 투자의 급격한 감소 또한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수년간의 폭발적인 성장이 끝나고, 석유 생산 및 탐사에 대한 전 세계 투자 금액은 2015년 1,500억 달러 가량 감소했다. 이는 결국 가격에 반영될 것이지만, 그 변화는 느리고 점진적일 것이다. 석유 선물 시장에서 유가는 2020년 경에야 배럴당 60달러 선에 도달한다.

2016년에 좋은 소식이라면 대다수의 거시경제 모형이 낮은 유가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몇 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낮은 유가는 비록 신흥국에서 기름값을 아낀 만큼 보조금을 깎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하여 성장을 받쳐줄 것이다.

그렇지만 산유국 입장에서,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소수의 국가들 만이 - 특히 정국이 불안한 베네수엘라 - 완전히 붕괴하고 있지만, 실은 많은 국가들이 경기 후퇴 직전에 위태롭게 걸쳐있다. 변동 환율 제도를 채택한 콜롬비아, 멕시코, 러시아 같은 국가들은 엄청나게 긴축적인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낮은 유가가 계속될 경우 러시아가 특히 취약하긴 하지만) 아직은 잘 적응하고 있다. 반면 고정 환율 제도를 채택한 국가들은 더 큰 곤경에 처해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오랫동안 시행해온 달러 페그제는 한 때 명백히 안전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요약하자면, 유가는 연초에 전망했던 것 만큼 2015년 세계 경제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그리고 탄탄한 외환 보유고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거시 경제 정책 덕택에 대부분의 산유국들이 재정적 압박을 여태까지 잘 견디며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년은 다를 지도 모르고, 꼭 좋은 쪽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산유국들에겐 더.

Posted by lightyearsdream


The Guardian, 2015년 6월 25일




Insomnia, anxiety, break-ups … musicians on the dark side of touring

불면, 불안, 결별음악가들이 말하는 순회 공연의 어두운 면

많은 사람들은 순회 공연을 하는 음악가의 삶이 전 세계를 여행하는 부자들처럼 화려하리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한가로운 것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영국의 자선단체 Help Musicians UK가 진행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60%가 넘는 음악가들이 우울증을 비롯한 다른 심리적인 문제를 겪었으며 응답자 중 71%가 순회 공연을 문제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디프의 펑크 밴드 Joanna Gruesome의 보컬 Alanna McArdle은 최근 정신 건강의 이유로 밴드를 탈퇴함을 밝혔다. 그녀가 발표한 성명에서 순회공연이 주는 부담이 하나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Zayn Malik이 수백만 팬의 기대를 저버린 채 One Direction의 아시아 순회 공연에서 빠졌을 당시 (그후 곧 그룹을 탈퇴했다) 한 측근은 타블로이드 지에 “Zayn은 할만큼 했으니까 빠진 것이다. 4년이나 순회 공연을 하면 알게 된다.” 고 말한 적있다.

정신 건강 재단의 Isabella Goldie순회 공연을 하는 음악가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우리가 아는 건강과는 정면으로 반하는 것입니다.” 라고 지적한다. “음주를 절제하고 마약에 손대지 않고 잠을 충분히 자고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의 지원을 받는 것이 바로 현실감을 유지하게 만들어 주는 일들입니다. 일부 음악가들이 고통을 겪는 것도 무리가 아니에요.”

순회 공연의 99퍼센트는 공항, 호텔, 한 번에 16시간 가까이 기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미 상 후보에 올랐던 프로듀서 Mat Zo의 말이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몸과 마음이 무너지기 쉽고, 불안한 사람들이라면 호텔 방이 감옥처럼 느껴질 겁니다.”

시라큐스의 펑크 밴드 Perfect PussyMeredith Graves도 이에 동의한다. 그녀는 이렇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들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들지 않다는 것은 아니에요. 심리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승합차에 박혀 10시간 동안 달리면 잘 수도 없고 움직일수도 없고 아무것도 못해요. 저한테는 신경 쇠약에 걸리기 딱 좋은 환경이죠.”

많은 음악가들은 성공적인 공연에서 느끼는 희열과 이에 뒤따르는 우울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 현상은 공연 후 우울’, 혹은 PPD (Post-performance depression) 라고 명명되었다. 정신 건강 전문가 John C Buckner에 의하면 우리 몸은 기분의 급격한 변화를 겪을 때 여러 다른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흥분을 일으키는 만큼의 수준에 못 미치게 되고 슬픈 기분이 이어지게 되지요. 일상 생활에서 이런 생화학 물질이 분비되고 나면 회복 뒤따르게 되고 전형적인 감정 기복으로 나타납니다. PPD의 경우에는 이 과정이 고점은 더 높아지고 저점은 더 낮아지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나타납니다."

Goldie도 동의한다. “음악가로 산다는 것은 가장 기쁜 일 중에 하나고 매 공연은 정말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의 희열을 가져다 줄 수도 있어요. 특히 이런 들뜬 상태가 순식간에 사라졌을 때는요.”

순회 공연은 음악가에게 정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랬어요.” XL Recording 소속이었던 아티스트 Willis Earl Beal은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순회 공연에서 돌아오면 고양이 밥 주는 일상으로 돌아가곤 했죠. 당시 제 아내는 지금은 아내가 없습니다. - 12시간 교대근무를 했기 때문에 제가 저녁을 만드는 것 같은 일들을 다 했죠. 제가 자꾸 스스로난 스타인데 이런 대접을 받아선 안돼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긴장이 늘 있었어요. 그런 이유들로 결혼이 끝났죠. 이 망할 경력은 사실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향한 부질없는 노력이에요.”

여러 음악가들이 집에 돌아와서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며, 따라서 개인적인 인간 관계의 단절은 흔한 일이다. 10대 시절에 이미 명성을 얻은 Kate Nash는 그녀의 친구들의 삶과 그녀의 삶의 대조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고 얘기한다. “저는 아직도 부모님 집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살고 있었어요.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저는 무언가 굉장히 다른걸 하고 있죠. 정말 신나는 일이긴 하지만 상실감을 느낄 수 있어요. 나이도 어린데 일반적인 길을 밟고 있지 않거든요.”

Zohar도 동의한다. “보다 안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관계는 결국 위태로워지기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엄청나게 다른 고민거리를 갖게 됩니다."

일부의 음악가들에겐 아무리 순회 공연이 스트레스가 심하고 혼란스러운 일일지라도, 고향에서의 일상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순회 공연에 적응하게 되면 보통의 일상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The Vaccines의 싱어 Justin Young이 말한다. 그는 미국에서 몇 차례 공연을 소화하고 최근 귀국했다. “결국엔 살면서 우유를 사러 가게에 가거나 심지어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는 것 같은 일상적인 일로도 채워지지 않는 수많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 아드레날린을 대체하기란 어려워요."

Nash도 이 같은 감정에 공감한다. “순회 공연 중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요. 루틴이 있어요. 손에 잡힐 듯 바로 앞에 있으니까요. 돌아오면 ‘썅, 뭐가 중요한거지? 어떻게 살고 있는거야?’ 그런 기분이 들어요.”

그렇지만 순회 공연을 통해 탈출구를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일일까? Isabella Goldie는 “순회 공연을 다니는 삶이 굉장히 신날수도 있겠지만, 음악가가 집이라고 부를 만한,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를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라고 말한다.

Help Musician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다수가 도움을 찾는 일에 주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음악가는 이렇게 밝혔다. “문제가 되는 이런 일들은 내가 택한 커리어의 일부이기 때문에,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도움을 청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Nash는 언제 휴식을 취해야 할 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 아마 과로한 것 같아요.” 그녀가 경력 초기를 돌이켜보며 이야기한다. “엄청 큰 순회 공연에서 돌아와서 이틀 쉬고 다시 나갔어요. 기력이 쇠했죠.”

그렇지만 과연 다프트 펑크 급이 아닌 아티스트가 순회 공연에 나서지 않을 수 있을까? Beal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냥 집에 있으면서 녹음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요새는 그게 음악가들에게 금전적으로 불가능해요.”

잔인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음악 산업계는 과연 음악가들이 겪고있는 이런 중압감을 인식하고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어요.” Nash가 말한다. “어릴땐 사람들이 만약 뭘 안하면 경력이 끝난다고 얘기들을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은 연약해요. 우리의 뇌도 연약해요. 견디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에요. 슬픈 사실은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거에요. 그럴 때 매니저가 나서서 , 우리 좀 쉬어야겠다.’ 라고 얘기해줄 필요가 있어요."

Nash는 젊은 음악가들이 자신의 경력을 통제하는 데에 있어 인터넷이 긍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관객들은 예술가들을 인간으로 보고, 그렇기 때문에 공연을 취소해도 더 이해해는 것이 아닐까. Nash도 동의한다. “그럴 때 정말 다정하게 대해주는 팬들도 봤어요. ‘가장 중요한건 건강이야, 부디 낫길 바래.’ 이렇게 얘기하면서요.”

예술가의 정신 건강에 대해 예전보다는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Nash 는 덧붙인다.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이 많이 죽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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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를 보고 사진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고대했다. 성곡 미술관에서 마침 전시를 들여왔다. 소감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비비안 마이어가 얼마나 대단한 재능과 집중력과 열정을 가졌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전시였다. 전시된 사진들과 클립들도 좋았지만 이건 BBC 다큐멘터리 덕이 크다. 말루프의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가 비추지 않은 부분이 많다. 현재 마이어 작품을 가장 많이 가진 이해당사자가 직접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기에 한계가 명확함을 알았다. 물론 아무도 전체를 한번에 조망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이어가 유별나게 비밀스런 삶을 살다갔지만, 마이어가 아니라 누구의 인생이라도 그렇다.


비비안 마이어는 한 피사체를 여러번 찍는 일이 드물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사진이 한 번에 찍힌 것이다. 연구자의 표현을 빌면, 놀라운 적중률이다. 대상에 겁 없이 달려들어 찰나를 포착하는 능력. 사진 예술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내가 봐도 그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의 재능. 교육도 받은 적 없이 10대 시절부터 그렇게 12만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 내가 두 편의 다큐멘터리와 사진전과 웹사이트에서 본 사진들이 오백 장이 안될 것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명암의 대비가 뚜렷하고 구도가 강렬하다. (개인의 영역을 주저하지 않고 침범했기 때문에.) 같은 미술관에서 유명 사진작가인 개리 위노그랜드의 전시도 했는데,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 비하면 조금 심심해 보일 정도였다.

12만 장. 그 중 그녀 생전에 인화된 사진은 극소수다. 아직도 많은 사진들이 인화되어 정리되는 중이라고 한다. 조용히 살다간 한 사람의 인생이 이토록 거대하게 느껴지는 경험은 실로 드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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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ghtyearsdream

2015. 7. 27. 22:16 음악

Drenge; 소년들.

 

1.
새벽 세시에 비를 존나 많이 맞으면서 본 이 밴드의 공연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관객은 내 앞쪽으로 얼추 백 명 안쪽이었던 것 같았는데 다들 내일이 없는것 처럼 열광적으로 놀았고, 공연은 정해진 시간을 10분 넘겨서 끝났다. 이런 밴드를 대체 왜 새벽 두시 오십분에, 그렇게 큰 무대에 세운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공연 가기 전에 정규 앨범 두 장을 쭉 들었다. 수록곡은 대부분 3분 내외. 2분이 안되는 곡들도 많다. 느낌은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첫 앨범은 큰 감흥이 없었고, 두번째 앨범에서 발전과 변화가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정도 기대를 갖고 새벽까지 기다린 것이다. 그놈의 비만 안왔어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봤을텐데 ...

첫 곡이 시작되는 순간 앨범이 주지 못한 에너지가 바로 전달됐다. 그리고 어떤음악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짧고,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시끄럽고, 고유한 매력이 있는 멜로디. 모두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소리가 크다는건 내게 굉장히 중요한 미덕이다. 무대로 가는 길이 멀었는데 한밤중이라 그런지 멀리서도 귀에 소리가 바로 꽂혔다. 펜더 기타 (텔레캐스터, 재즈마스터) 와 펜더 앰프 두 개인데 퍼지함이 잘 살아있는 멋진 톤이었다. 낡은 느낌의 코러스 이펙트가 인상적이다. 보컬의 목소리는 기타보다는 얌전하고 조금은 둔하게 느껴지지만 약점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물론 가장 중요한건 곡이다. 2인조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블랙 키스에 많이 비교되는데 그렇게 끈적한 블루스 락의 느낌은 아니다. (드렌지는 영국 밴드인데 어쩌면 영국/미국의 블루스 전통 차이일 수도 있겠다.) 오히려 스트레이트하고 거친 느낌이 조금 더 강하다. 멜로디가 굉장히 참신하거나 파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예상을 살짝 비틀어주는 정도의 재밌는 부분들은 여러 개 있다. 족히 수십년을 이어온 장르와 트리오 편성의 전통을 뒤로하고, 그 제약 안에서 이런 곡들을 쓰는 사람들이 계속 나온다는 사실은 인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게 한다. 혹은 개러지 락의 미래라거나.

2.

밴드 이름 Drenge는 덴마크어로 소년들이라는 뜻이다. 도그마 영화들 (라스 폰 트리에의 그 도그마) 과 덴마크 문화를 좋아하는데 발음이 더러워서 따왔다고 한다. 원래 스물을 갓 넘긴 형제 둘이 기타-드럼 편성으로 결성했는데 최근 투어에서는 베이시스트와 함께 다닌다. 형제들의 이름은 Eoin, Rory Loveless. 그냥 성씨일 뿐인건 알지만... 좋은 이름이다.

2011년 결성, 2012년부터 슬슬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결정적으로 영국의 노동당 간부 한 명이 보직을 사임하면서 뜬금없이 '쩌는 밴드 보고싶으면 드렌지 추천드림' 하고 적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일화가 있다. 정작 형제들은 유명세를 달가워하지 않고 음악으로 성공하는데는 관심이 없다고 얘기한다. 어쨌든 악틱 멍키스, 블랙 키스에 비교되는 등 언론의 조명과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 대성해서 한국에 자주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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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ghtyearsdream

2015. 7. 6. 00:29 음악

Health를 듣고



1. 음악이 줄 수 있는 (공격성과 과격함을 동반한) 흥분/자극을 추구함에 있어, 헤비한 톤이나 빠른 속도를 동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앰프 캐비넷을 3*4로 쌓아 올리고 블래스트 비트를 두드리는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당연하게도 한계는 찾아온다. 소리가 주는 불쾌함과 흥분의 경계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그 속도는 관습을 따르는 익스트림 메탈보다 전자음악이나 노이즈 음악이 더 빠를 것이다. 그러니까, 헤비함은 목적이 아니며, 유일한 수단도 아니다. 쌓아올린 캐비닛이나 블래스트 비트 같은건 이제 장르의 문법이나 양식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1-1. 그런 의미에서...굳이 억지로 쓸데없이 주관적으로, 비교를 한다면 램 오브 갓보다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의 공연이 더 '시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메탈이 단선적으로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니까 의미있는 비교는 아니다. 달리 말하면, 한계에서 계속 달리고 있는 슬레이어는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다.

1-2. 선구자들이 등장해서 장르 자체가 개척되고 있던 1980년대에는 아무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오늘날 익스트림 메탈은 극단적인 자극을 추구하는 행위 보다 자체의 표현 양식과 미학으로써 더 중요하다.
어쨌든 여러 재능있는 사람들이 힘들게 발전시켜온 메탈은 (이상한 글씨가 박힌 검은 티셔츠를 기꺼이 살 정도로) 충성스러운 팬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지만 씬 바깥에선 툭하면 농담거리가 되고 있다. 그 농담들이 너무나 재밌어서 가끔은 안타까울 정도다.

2. 새로운 시대의 파티를 위해서는 속도와 음량의 벡터를 벗어나는 시도가 필요하다. 장르명 (꼭 메탈일 필요는 없고, 댄스나 팝이면 더 좋겠다.) 앞에 '노이즈', '매스Math'나 '실험적 Experimental' 이라는 형용사를 붙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상한 규칙을 만들거나, 아니면 규칙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 보다 딜린저 이스케이프 플랜의 라이브가 더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그 이상한 박자들이 갖는 파괴력은 벡터로 나타낼 수 없기에 더 효과적이다. 슬레이 벨스와 헬스의 관계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슬레이 벨스는 굉장히 시끄러운 팝이고, 헬스는 조금 이상하게 시끄러운 팝이다. 나는 슬레이 벨스의 라이브가 굉장히 재미있었고, 그래서 헬스의 공연을 더 기대하게 된다.

3. 헬스는 신나고 자극적인 노이즈 - 댄스 - 팝 음악을 만드는 정말 좋은 밴드입니다. 결국 이 얘기가 하고싶었는데 대체 나는 왜 메탈 얘기를 이렇게 쓰고 앉아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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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ghtyearsdream

 

원문 : http://www.economist.com/news/briefing/21651220-most-western-economies-sweeten-cost-borrowing-bad-idea-senseless-subsidy

 

저는 빚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 지에 실린 빚에 대한 최근 기사들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제가 결코 할 일이 없고 남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해본 것은 대체로 아닙니다. 건조한 영국식 유머를 좋아해서 이를 살리려고 하다 보니 우리말 문장이 어색합니다가 아니라 번역 실력이 좋지 않습니다. 두 번 이상 고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많은 오역이 존재할 것이므로 비교 및 참고를 위해 원문 링크를 함께 걸어둡니다. 관련 기사가 한두개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분별없는 보조금 A Senseless Subsidy


세계 최악의 경제적 왜곡 현상의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 치열하다. 신흥국의 연료 보조금과 대형 은행들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보증이 유력한 후보들이다. 그렇지만 눈에 덜 띄면서도 더 만연해 있는 왜곡일수록 가장 피해가 큰 법이다. 전 세계가 빚의 수렁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들은 차입 비용을 세금 공제 조항으로 인정해 주어 차입자들이 빚더미를 더 쌓아 올리도록 장려하고 있다.

부채에 대한 세제 혜택은 크게 두 가지 형태이다.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에 대한 개인소득 공제 혜택은 미국과 많은 유럽 국가들 (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그리고 많은 북유럽 국가들을 포함) 에서 어떤 식으로든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세계 어디서든 기업들은 이자 비용을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할 수 있다. 반면 주주들에게 흘러들어가는 배당 비용과 유보 이익은 대부분의 경우 과세 대상이다.

부채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이런 전 세계적인 관행은 상당부분 우연에서 비롯되었다. 이 제도를 처음에 지지했던 사람들은 오늘날과 같은 규모의 부채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 부채 규모는 현재 GDP 286% 이다.) 영국은 이자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를 1853년에 시작했다. 미국은 1894년 부분적인 공제를 허용했다. 그렇지만 이는 1895년 대법원 판결로 뒤집혔다. 여러 법 개정과 판결과 입법 수정안 등을 통해 1909년부터 1916년까지 이자 공제가 부분적으로 복구되었다. 이는 막대한 부채를 진 철도 산업을 보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자에 대한 완전 공제는 1918년이 되어서야 1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기업들을 돕기 위해 허용되었다. 주택 담보 대출 이자에 대한 공제는 1913년에 허용되었는데 당시 미국인들 중에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은 극히 적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이 공제 제도는 주택 보급의 확대를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부채에 대한 세금 혜택은 모든 경제에서 시행되고 있고 현행 제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쯤은 역사적인 우연으로 이 혜택은 엄청나게 거대하게 성장했다. 이 규모를 설명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로, 이 혜택을 통해 절감된 세액은 경제 위기 직전 부자 나라들에선 GDP 25%에 육박했다. 2007년 영국과 유로존 국가들은 국방비 보다 세제 혜택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두번째로, 세제 혜택의 가치는 관련된 자산의 가치에 비례한다. 미국에서 이 혜택의 현재 가치 (채무자들이 받을 세제 혜택을 지금의 화폐 가치로 평가한 것) 는 가계가 보유한 주식의 14%, 기업 자산의 11%에 달한다. 이 수치는 장기물 국고채에 붙는 이자 3%와 금융기업 및 합명회사에 발생하는 혜택들을 감안해 보정된 것이다.

세제 왜곡의 규모를 보여주는 세 번째 방법은 채무자들이 어떤 식으로 계산을 하는지를 보는것이다. 백만 달러 규모의 주택 담보 대출에 지불해야 하는 연간 이자 비용은 세제 혜택의 결과 거의 1/4 이상 감소한다. 미국의 대기업들이 보통 부채에 대해 세후 이자비용으로 3% 가량을 지급하는데 자본 비용은 (주주들이 기대하는 연간 수익에 기초하면) 8% 혹은 그 이상이다. 이 차이의 절반 정도는 세제 혜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Colonel Mustard, with a subsidy 보조금을 받는 머스터드 대령


부채 보조금이 금융 위기를 초래한 것은 아니다. 여러 나라들의 법인세율이 위기 이전에 낮아졌고, 이는 세제 혜택의 실질적인 효력을 감소시켰다.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은 건전한 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주택 담보 대출 이자 감면을 받은 것은 대부분 부유층이었으며 채무 불이행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MIT의 Simon Johnson 교수는 전 세계 조세제도에 존재하는 편향이 금융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에 일조했을 지도 모른다고 분석한다. 조세 제도 때문에 부채의 전반적인 양이 급증하였고 고통받는 집단들이 생겨났다. 네덜란드는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해 GDP 가치의 2%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했었는데 이는 미국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주택 담보 대출의 양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이는 아직도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많은 리스크를 떠안았다. 기업 담보 차입 매수 (LBO) 와 상업 부동산 투자는 세제 혜택으로 보다 저렴해진 차입에 굉장히 많이 의존했고 결국 큰 손실을 발생시켰다. 미 연준과 유럽 중앙 은행에 의해 시행된 최근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예상되는 은행 시스템 손실의 30~40%가 기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당연히 은행들은 조세 규칙으로 위험한 게임을 벌이며 이를 최대한 이용했다. 발행된 하이브리드증권의 대부분은 조세 징수시에는 부채처럼 취급되지만 허술한 기관 탓에 규제 적용시에는 자산으로 취급되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증권은 손실을 흡수하는 완충 작용을 하지 않았다. 서방의 대형 은행 자본의 약 1/3 가량이 이러한 상품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IMF 연구원 Ruud de Mooij는 만일 이 은행들이 자기 자본 확충에 대신 힘을 썼더라면 훨씬 적은 수의 은행들이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기가 남긴 부채 부담은 아직도 대다수 남아있다.

 

I’ll be at your side forever more 영원히 당신 곁에 함께할게요


그렇다고 해서 부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부채는 여러가지 유용한 경제적 기능을 수행한다. 부채를 통해 돈은 시간과 사회적 경계를 넘어 이동할 수 있다. 현금은 부족하지만 전망이 밝은 기업들은 자금을 모아 내일 갚을 수 있다. 지출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게 된 부유하거나 검소한 사람은 비용이 수입을 초과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다.

경영자들은 이자를 갚는 한 경영권을 온전히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채를 선호한다. 저축인들은 채권 이자가 보통은 장기간에 걸쳐 안전한 소득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거나 채권 보유하기를 선호한다. 만일 채무자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채권자들이 가장 먼저 자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 부채는 여러 복잡한 소득 흐름을 한데 모아 일정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 조선업체의 현금 흐름에서부터 데이빗 보위의 곡 ‘Space Oddity’의 저작권 수입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 납입 일정을 가진 채권으로 만들어진다.

부채의 규모에 어떤 논리적인 상한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한 사람의 빚은 다른 사람의 자산이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부채의 합은 0으로 떨어져야 한다. 더 많은 채무 계약은 경제적 복잡성 심화의 신호이지, 지급 불능 사태의 전조라고 할 수는 없다. 미 상원의원이었던 대니얼 웹스터는 1834신용은 근대 상업 체계에 필수적인 공기와도 같다. 신용은 노동을 활성화하고 제조업을 촉진하였으며 상업을 모든 바다 너머로 확장시켰다.” 고 기록한 바 있다. 신흥 개발 도상국들은 금융의 발달 (financial deepening) 이 새로운 도로와 공장의 건설 등 중요 시설들을 건설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조언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그러나 어떤 지점을 넘어서면 부채는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 은행의 모임인 국제 결제 은행 (BIS) 은 이 지점이 가계부채와 비 금융 기업 부채가 각각 GDP 85% 95%를 넘어서는 때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이 지점들 중 적어도 하나를 이미 넘어섰거나 곧 넘어서게 된다.

과도한 부채는 두 가지 경로로 성장을 저해한다. 선진국에서 새로 발행되는 부채의 대부분은 공장이나 기계류 같은 생산적인 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그저 기존에 존재하는 자산들에 대한 청구권을 다시 뒤섞을 뿐이다. 그러나 BIS에 근무했던 Stephen Cecchetti는 이런 부채들이 여전히 대형 금융 산업의 관리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경제의 다른 분야에서 자원을 빨아들이게 된다.

부채가 만들어 내는 취약점들 또한 성장을 저해한다. 경기가 하강하면 고정된 이자 비용 때문에 가계와 기업은 지출을 더 빨리, 많이 줄이거나 채무 불이행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경기 하강에 더욱 민감해 진다. 경제의 중개인에 해당하는 은행들의 채무 상환 능력은 충격에 특히 더 민감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만일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만기가 연장되어야 하는 많은 양의 단기 채무를 지고 있다면 대량 인출 사태에 특히 취약해 지게 된다.

부채의 취약성은 자기 자본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 수단과는 대조적인 특성이다. 이자와는 달리,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은 사태가 나빠질 경우 불이행 사태를 초래하지 않고 삭감될 수 있다. 자기 자본은 만료되지 않으므로 재투자 될 필요도 없다. 이런 유연성이 가져다 주는 이점들은 2000 ~ 2002년의 주식시장의 닷컴 버블 붕괴에서도 나타났다. 이 때의 손실은 4조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2007년에서 2010년 사이 전 세계 은행들이 겪은 2조 달러의 손실보다 크다. 그러나 이때 신용 경색은 발생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자기 자본은 휘어지지만 부채는 부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킨지의 분석 결과 선진국에서 자기 자본은 재원 조달의 수단으로서의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반면 2007년에서 2014년까지 비 금융 부문 정부, 가계 그리고 기업 의 부채는 경제 규모 상위 47개국 중 41개국에서 증가했다.

부채의 적정 규모를 정하는 규칙에 가장 가까운 것은 모딜리아니와 밀러의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세금이 없다고 가정할 때) 기업의 자본 구조는 기업의 가치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자기 자본, 부채 그리고 기타 금융 수단을 어떤 식으로 나누고 조합해서 재원을 조달하더라도 영업 이익과 위험도는 동일하다. 이 이론에서는 적정 수준의 부채와 자기 자본이 어느 정도일지 상술하지는 않지만, 어느 하나의 금융 수단이 다른 수단에 비해 더 낫다고 간주하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같은 원칙이 가계의 재정에도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부채에 의존하는 편향이 더 강하다. 세금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이러한 편향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반영하기도 한다. 저축자들은 부채가 제공하는 고정된 수입의 흐름이 실제보다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자산 (특히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채무자들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윤을 극대화 하기 위해 더 많은 부채로 자산을 추가 매입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Between Debt and the Devil” 의 저자 Adair Turner에 의하면, 조세 제도와 심리학이 만들어 낸 부채에 대한 편향은 금융의 발달을 이끌어 온 세계 경제의 강력한 세력들에 의해 증폭되어 왔다.

우선 세계적 무역 불균형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과 같은 수출국들은 저축 규모를 늘려 해외에 투자한다. 이론상 그들은 자기 자본을 매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외환 보유액을 모두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했더라면 지금쯤 S&P 500 지수의 1/5 가량을 소유하고 기업국가 미국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수출국들은 보다 안전하고 논란이 적은 길, 부채를 택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증권의 해외 소유분 증가의 75% 가량이 부채였고, 대부분이 주택 담보 대출과 기업 채권이었다.

국가들 내부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 또한 부채 선호 경향을 심화시킨다. 부유층은 대부분의 사람들 보다 소비 성향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이 벌수록 더 많이 저축하게 된다. 이 돈은 다시 금융 체계로 재활용 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금융 상품이 더 많이 생겨난다. 자본이 필요한 사람은 정체된 소득을 가진 저소득층이다. 실제로 저소득층은 돈을 끌어올 수 있는 수단이 오직 부채 뿐이다. 어쨌든 한 가계의 지분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집을 담보로 잡은 서브프라임 대출은 안전한 것 처럼 보였다.

마지막 촉매는 금융 산업이다. 금융계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금융계는 자기 자본보다 부채 생성을 훨씬 선호한다. 부채는 현대 금융을 가능케 한 마법의 재료이다. 위험한 현금 흐름이 누가 봐도 안정적인 수입으로 보이도록 포장되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가 혹은 기만하기가 - 수월해진다. 차익 거래 (비슷한 자산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는 레버리지를 통해 증폭될 경우에만 수익성이 있다. 서로 다른 만기의 빚을 여러 겹으로 쌓아올리면 위험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방법으로 변환될 수 있다.

금융 산업은 또한 내부에 자체적으로 부채 발행을 장려하는 왜곡된 유인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보증을 받은 은행들은 미국의 경우에는 패니 매와 프레디 맥 같은 주택 공사들도 포함하여 차입 비용이 인위적으로 낮아진 것과 마찬가지었다. 이에 더해 은행 경영진들은 보통 레버리지가 클수록 나아지는 자기 자본 수익률 (ROE) 같은 잘못 고안된 수익 척도에 의거하여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를 종합하면, 부채는 세제 혜택이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If you take a walk, I’ll tax your feet 산책 나가시면 발에 세금을 매기겠습니다.


일부는 그렇지만 전체는 아니다. 그렇다면 만일 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혜택은 기업과 주택 구매자들의 행동 방식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것이기 때문에 이는 혁명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단기에는 혼란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보다 장기적인 성과는 막대할 수도 있다.

단기부터 살펴보자.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경감책을 취소하는 방안에 관한 역사적 사례들은 엉망 진창이다. 영국에서 실시한 주택 담보 대출 관련 세제 혜택은 1980년대의 주택 가격 붐에 기여했지만 2000년에 이 제도가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버블의 출현을 막지는 못했다. 매우 복잡한 오늘날의 금융 산업도 혼탁함을 가중시킨다. 그렇지만 보조금이 철회될 경우 초기에는 주택 가격에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분명 있다. 네덜란드가 2012년 주택 담보 대출 보조금을 철회했을 때 주택 가격은 약 1/10이 하락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현재 주택 공급량에 대한 보조금의 가치를 고려할 때 비슷한 수준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직접적인 고통은 상류층이 느끼게 될 것이다. 주택 담보 대출 이자에 대한 세제 혜택 가치의 거의 90% 가량이 연소득 $75,000 이 넘는 가계에 돌아간다. 그렇지만 17%의 가계의 주택 가격이 대출 잔금보다 낮은 상황을 고려하면 낮아진 주택 가격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디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유로존에서도 마찬가지다.

법인세에 관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의 개혁 의지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가장 완전한 방법은 법인세를 모두 폐지하는 대신 기업에 투자한 개인들이 거두는 투자 수익에만 과세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세 체계의 복잡성을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 조세를 회피하고 로비를 할 유인이 줄어든다. 그렇지만 법인세 감면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체된 상황에서는 정치적으로 해로울 뿐이다.  

두 가지 대안적 접근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부채와 자기 자본을 하향 평준화 시켜서 저울의 평형을 맞추는 방법이다. 주주들에게도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기업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세금 없이 거둘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는 유럽 일부에서 기업 자기 자본 공제 (allowance for corporate equity, ACE)” 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제도만 가지고는 세수가 급감할 것이라는 것이다. 벨기에는 2006년에 ACE를 도입했는데 법인세 수입이 절반이 되었다. 벨기에는 최근에 수입을 만회하기 위해 공정세라는 명목의 세금을 신설했다.

두 번째는 상향 평준화로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다. 주주의 이익과 마찬가지로 이자도 과세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과세 기준을 크게 넓혀 기본 세율을 낮출 수 있게 한다. 하버드 경영 대학의 Robert Pozen은 만일 기업 이자 비용의 2/3만이 공제된다면 미국 법인세의 기본 세율을 35%에서 25%로 낮추면서도 세입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계산에 따른다면, 이자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를 종료할 경우 법인세율은 15%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 두 가지 방법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다. 만일 기업에서 거둔 세금의 절대량이 변하지 않는다면, 기업 가치 (부채 더하기 자기 자본) 또한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 기업 기저의 현금 흐름과 위험 프로파일은 같을 것이다. 기업들은 그저 부채와 자기 자본의 비율만 재조정 하는 셈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일이 그렇게 순탄치 않을 것이다. ACE 시스템은 총 세액을 감소시킬 것이므로 기업 가치를 신장시킬 수는 있을 지도 모른다. 이자에 세금을 징수하는 대안적 방법은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지만, 비금융 대기업들은 예외다. 만일 이자에 대한 공제가 폐지되고 세율이 낮아져서 세수가 변하지 않는다면, S&P 500의 미국 기업 중 오직 8%와 전 세계 상위 2,000 개의 기업들 중 6%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이익만 1/5 이상 감소할 것이다. (금융 기업은 제외한다.)

그렇지만 공영 시장의 바깥에서는, 이자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수익률이 낮거나 자산의 75% 이상이 부채로 충당된 기업들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수도, 전기등의 공익 사업자들이나 케이블 TV 회사, 상업 부동산 회사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기업 담보 차입 매수 시도 (LBO) 들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한 기업 투자 펀드의 회장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팔고 새로 주식을 발행하려고 서두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 전반은 공급 과잉으로 폭락하게 된다.

자에 세금을 매기게 되면 중산층의 일부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작은 기업들은 새로 자본을 충당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농부들은 계절에 따라 불규칙한 수입을 평탄화 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데, 이 마저도 어려워 질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기업 집단을 통제하기 위해 지주회사 제도가 자주 이용되는데, 많은 부채를 지게 되는 지주 회사 구조의 일부 역시 흔들릴 것이다.

금융 산업은 극심한 영향을 받을것이다. 은행이 진 부채에 대한 이자가 세금의 대상이 된다고 가정해 보자. (대신 저축은 제외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기본 세율은 1/3가량 떨어질 것이다. 세계적 은행인 HSBC의 이윤은 작년에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부채 비용이 거의 영에 가깝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어느 시점에선 중앙 은행들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만일 HSBC의 부채 비용이 5%로 인상된다면 세제의 변경은 은행 이윤의 1/4가량을 앗아가게 된다. 고객의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 어떤 세제 개혁도 격렬한 회피 행동을 초래하게 된다. 금융 기업들은 부채를 저축으로 재분류 하려 시도할 것이다. 정부가 법인세와 개인세법을 통합 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법적 지위를 변경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이자에 세금이 붙는다면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법인 수준의 세금을 부담하기 보다 개인 수준에서 세금을 내는 합명 회사와 같은 임시적기관으로 탈바꿈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개혁이 전 세계적인 것이 아닌 이상 다국적 기업은 분명히 세제 혜택을 여전히 제공하는 국가들에서 부채를 발행하려고 할 것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 거래의 방대한 체계는 재조직될 것이다.

 

Dismantling the doomsday machine 종말의 기계를 해체하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개혁이 가져다 주는 이익이 더 막대할 지도 모른다. 이번 세기 들어 급증하고 있는 부채의 증가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 중립적인 조세제도는 전 세계의 재정 상태가 부채보다 자산 위주로 재조정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채는 마치 코르셋처럼 자연적인 변동을 감추기 때문에 이러한 조정이 더 큰 변동성을 초래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유연성이 강화된 것이다. 금융 체계를 떠받치는 기둥들 대출자, 저축자, 금융 중개기관 은 모두 다르게 작동할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 금융 자산의 4/5가 부채 혹은 예금이다. 이 비율은 주식이 더 많이 발행되고 새로운 자기 자본 상품이 발명되면 바뀌게 될 것이다. 3의 투자자나 대출 기관이 가격 변동 위험을 공유하는 자기 자본에 연계된 주택 담보 대출로 많은 실험이 이루어 질 것이다. 백악관의 경제 자문 위원회 의장인 Jason Furman은 오늘날 이런 상품들이 조세 체계에 의해 불이익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주택의 자기 자본에 투자하고 자사 주식을 판매하는 지주地主 회사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저축자들 사이에선 자기 자본이 새로이 유행할 것이다. 현재 연금 및 보험 기금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안전한부채를 끌어안으라고 꼬드기는 규제 기관들 덕에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새로운 체계 하에서, 저축자들은 우선 가격이 변동하는 자기 자본 상품을 소유하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할 것이다.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금이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를 대체할 것이다. 이러한 소득은 경기 하강시에는 감소할 수 있다.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미국의 배당금은 1/5가량 감소했다. 이는 금융 위기를 예방할 수는 있으나, 투자 소득으로 생활하는 연금 생활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대출자들 역시 행동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낮은 주택 가격은 젊은 세대와 빈곤층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는 더 어려워 질 지 모른다. 월세가 하나의 대안이다. 주택 소유에 관한 20세기적인 집착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제 삼자가 주택에 대한 지분을 갖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주식을 더 많이 발행할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점은 거의 없다. 자기 자본에 보다 중점을 둔 문화는 신생 기업들이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이는 실리콘 밸리의 벤처 투자가 Marc Andreessen이 세제 개혁을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금융계는 앞으로 저축자와 기업과 가계 사이의 자기 자본 계약을 주관하는 쪽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이 강세인 미국에서는 뮤추얼 펀드가 부채가 아니라 주식을 구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에 이는 훨씬 쉬운 일이 될 것이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는 은행들이 대부분의 저축을 대출로 순환시키기 때문에 보다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세계의 은행들은 그 규모가 축소될 것이다.

조세 제도의 편향을 개혁하는 것은 공공 캠페인의 소재는 아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세부적인 조항들로 계약들이 방대하게 얽혀있고, 이는 거대한 기득권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미국이 1992년에 이 아이디어를 고려한 적 있고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는 몇몇 세법 개정을 제외하면 개혁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변화를 위한 최적기 일지도 모른다. 이자율은 낮고, 이윤은 높으며 주택 가격은 안정적이다. 이자율이 최저점보다 올라가면 이자 비용이 상승할 것이고 왜곡의 크기는 더 커질 것이다. 선진국들이 부채에 대해 지급하는 막대한 양의 세금 혜택은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부채의 광풍이 불어닥칠 것이다.

 


Posted by lightyearsdream

2014. 4. 29. 01:04 음악

music business

 

"The music business is a cruel and shallow money trench, a long plastic hallway where thieves and pimps run free, and good men die like dogs. There’s also a negative side." –  Hunter S. Thomp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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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ghtyearsdream

2014. 3. 18. 01:57 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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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al Roots 형 덕분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다. 애착이 가는 오래된 네이버 블로그도 갖고 있어서 지금은 이 페이지의 용도를 궁리중이다. 한정된 재화라서 그냥 얼른 초대장을 신청했다. 아직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Posted by lightyear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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